[한반도 브리핑] 북, 신형 ICBM 발사…4년 만에 모라토리엄 파기

2022-03-26 1

[한반도 브리핑] 북, 신형 ICBM 발사…4년 만에 모라토리엄 파기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외교·안보 부처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당연히 이번 주의 가장 큰 이슈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인데요.

오늘 대담은 이 얘기만 하다가 끝날 것 같습니다.

우선 세부적으로 어떤 얘기를 전해주실지, 핵심 주제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북한은 지난 목요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다음 날인 어제 신형 ICBM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관련 내용과 함께 발사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내용과 함께 신형 ICBM의 제원과 특징도 설명하고, 화성-17형 발사를 현장에서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에서 주목해볼 부분도 짚어볼까 합니다.

북한은 ICBM을 발사하며 4년 전에 선포했던 핵실험과 ICBM 발사 유예, 즉 '모라토리엄' 약속을 깨버렸습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하게 규탄했고, 우리 군은 현 정부 들어 가장 강력한 맞대응에 나섰는데, 이 내용도 전해드리겠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ICBM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공개회의와 비공개회의를 잇달아 열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을 규탄하는 안보리 차원의 성명 채택은 무산됐는데요.

이 내용도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북한이 어제 공개한 신형 ICBM 발사 영상을 저도 봤는데, 액션 영화 예고편인 줄 알았습니다.

조선중앙TV가 아주 신경을 많이 써서 영상을 편집한 것 같은데요.

신형 ICBM에 대한 어떤 자부심 같은 것도 느껴집니다.

북한 매체 표현을 옮긴다면 이번 ICBM 발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하에" 이뤄졌다고요?

[기자]

네, 북한은 지난 24일 목요일 오후에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ICBM 1발을 쏘아 올렸습니다.

그리고 어제 북한 매체는 목요일에 발사한 것이 신형 ICBM인 '화성-17형'이라고 확인하면서 화성-17형 시험발사 전 과정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 전날인 23일 신형 ICBM을 "용감히 쏘라"는 내용의 '친필 명령서'를 하달한 데 이어 발사 당일엔 순안비행장에 직접 나가 화성-17형 발사를 참관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어제 오후 3시경에 화성-17형 시험발사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북한 TV를 10년 넘게 지켜봐 왔던 저도 처음 보는 영상 편집 기법이었습니다.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현장 시찰 등 공개 활동을 보도할 때 엄숙하고 딱딱한 분위기에서 관련 내용을 전했습니다.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부각하기 위한 보도 형식이었는데, 그런데 어제는 블록버스터 영화 예고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다들 보셨겠지만, 영상은 ICBM 격납고 문이 쫙 열리면서 세 남자가 걸어 나오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가운데 선 김정은은 액션 영화의 주인공처럼 검은색 가죽점퍼를 입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모습으로 의기양양 걸어 나옵니다.

김정은 양옆의 인물은 북한 미사일 분야의 '투톱'인 김정식 노동당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입니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화성-17형 발사 장면인데 잠시 보시죠.

"셋, 둘, 하나, 발사. 발사."

"평양 국제비행장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은 최대 정점 고도 6,248.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90㎞를 4,052초간 비행하여 조선동해 공해상의 예정 수역에 정확히 탄착했습니다."

ICBM 발사는 정상 각도보다 각도를 많이 높여서 쏘는 고각 발사 방식으로 이뤄졌는데요.

북한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미사일을 거의 수직으로 세워놓고 쏘아 올렸습니다.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이 쏜 ICBM이 6,200㎞ 이상까지 날아올랐다고 밝혔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정도 고도면 화성-17형을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최대 사거리는 1만5,000㎞를 넘을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사거리 1만5,000㎞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하고도 남을 거리죠.

이런 ICBM 개발 성과에 고무된 김정은은 ICBM 발사를 참관하고 나서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공식화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소개한 김 위원장의 발언 내용도 직접 들어보시죠.

"김정은 동지께서는 누구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만들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우리 국가방위력은 어떠한 군사적 위협·공갈에도 끄떡없는 막강한 군사 기술력을 갖추고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씀하시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압도적인 군사적 공격 능력을 갖추는 것이 곧 전쟁 억제력이라고 주장했는데요.

ICBM에 대해 군사적 공격 수단이라고 규정한 겁니다.

화성-17형 발사 소식을 보도한 조선중앙통신 기사에도 '핵'이란 단어가 13차례나 등장했고, 이번에 쏜 ICBM에 대해 북한 전략 무력의 '핵심 타격 수단', '핵 공격 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쏜 것이 화성-17형이 아니라 화성-15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하던데요.

어제 공개한 화성-17형 발사 모습은 예전에 찍었던 영상을 공개한 것이란 얘기도 있고요. 뭐가 진실이죠?

[기자]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한미 군 당국은 이 두 차례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신형 ICBM 화성-17형의 최종 시험발사를 위한 성능시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군 당국은 지난 16일에도 같은 장소, 즉 순안비행장에서 또 ICBM이 발사됐지만, 발사 직후 고도 20㎞ 미만 상공에서 공중 폭발해 실패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세 차례의 ICBM 발사는 모두 오전에 이뤄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목요일에는 오후 2시 34분경에 ICBM을 쐈는데, 당시 순안비행장 일대의 기상 상황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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